할로윈의 유래

 

프랑스를 비롯한 카톨릭 국가에서는 11월 1일을 <만성절>로 지킨다.

만성절은 영어로 All Saints Day 라고 부르기도 하고 불어로 Toussaint (투쌍) 이라 하기도 한다.

이는 그리스도교(동방정교와 서방정교)에서,

알려져 있거나 또는 알려져 있지 않은 모든 성인(聖人)을 기념하는 날로써

교황 그레고리우스 3세(731~741) 가 통치했던 시절부터 11월 1일로 정하여 지키도록 했다.

중세 영국에서는 이 축일을 <All Hallows> (번역하면 '모든 성인의 날') 이라 불렀으며

만성절 전야인 10월의 마지막 날을 '모든 성인의 날 전야' 인 <할로윈> (Halloween) 으로 지켜져 내려왔다.


투쌍 바캉스 (만성절 휴가)는 일반적으로 11월 초에 실시되고 기간은 열흘에서 2주 사이다.

만성절은 다분히 카톨릭적인 절기이므로 개신교를 건국이념으로 하는 미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미국은 11월의 네번째 목요일을 Thanksgiving Day (추수감사절)로 지킨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미국인이 세운 학교이다.

그래서 여느 프랑스 학교와는 달리 투쌍(만성절) 바캉스를 지키지 않는다.

물론 모로코도 국교가 이슬람이므로 투쌍을 지킬리가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스페인의 점령에 항거했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공휴일이 11월 첫째 주에 있어서

그 날짜를 전후로 며칠 동안의 짧은 바캉스가 있다.

 

올해는 큰 아들 녀석이 이 기간동안 2박 3일간의 캠프에 참석하게 되었다.

12세 이상만 참석할 수 있는 그 캠프가 나이제한을 얼마나 빡쎄게 지키던지...

11살 짜리 둘째 녀석을 형에게 딸려 보내려고 했으나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연년생이나 쌍동이를 키워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함께 뒹굴던 두 녀석을 서로 떼어 놓으면 꼭 아픈 병아리처럼 둘 다 풀이 죽어 있기 일쑤다.

 

캠프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동생은 형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걱정이 태산같았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형이 어딘가로 달아나기라도 한 것 처럼 기운이 쭉 빠져 보였다.

 

"아들아! 형이 없는 동안 엄마가 어떻게 해 줄까? 같이 놀아줄까?"

"아니, 재미없어."

"그럼 어떻하지?"

"친구 초대하면 안될까?"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누구를 초대하고 싶니?"

"음... 다니엘~! 그래, 엄마 다니엘이 좋겠어요."

"그래 좋아. 다니엘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게."

 

결국 같은 반 단짝 친구인 다니엘을 집에 불러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

드디어 다니엘이 집에 도착했고 아들은 희색이 만면했다.

 

 

조용한 가족

 

두 녀석이 방에 들어갔고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문이 열려 있는 아들의 방에서는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도대체 이 녀석들이 무엇을 하길래 이렇게 조용할까 싶어서 살금살금 가봤더니... 글쎄...

두 녀석이, 마치 다방에서 멀뚱거리는 표정으로 멋적게 앉아 선을 보고 있는 남녀처럼

한 침대에 아무말 없이 나란히 앉아만 있었다.

친한 친구가 왔으니 떠들썩하고 신나게 놀아야 할텐데...

말이 안 통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다툰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일까?

 

저녁이 되었다.

한국 음식이 다니엘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나는 스파게티를 해 주었다.

맛있는 볼로녜즈 소스 냄새로 입안에 침이 다 고였다.

"자~ 모두들 맛있게 먹어라!"

큰소리로 외치고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하는데 이게 웬걸!

스파게티라면 자다가도 깰 정도로 좋아하는 둘째 녀석이 너무나도 얌전하고 조신하게 입에 살살 넣고 있었다.

다니엘 역시 1/3도 채 못 먹고는 배가 부르단다.

나 참... 두 녀석의 탐색전이 여간 대단하지 않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씻고 양치질을 했다.

큰 아이가 사용하던 침대를 다니엘이 차지했다.

이제 조용한 밤이 되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조근조근 하며 파자마 파티가 무르익어가야 할텐데 이거야 원...

파티는 커녕 둘이 책을 한 권씩 들고 누워서 독서삼매경에 열쒸미 빠져드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조금 후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하고는 불이 탁 꺼져 버렸다.

 

남편도 출장 중이고, 큰 아들은 캠프 떠났고... 함께 사시는 부모님 역시 조용하게 성경만 읽고 계신다.

아~! 이 적막함이여!!!!!!!!!!!

아들 녀석의 친구가 와서 집안이 좀 떠들썩해지기를 바랬는데 완죤 <조용한 가족>이 되었다.


왜 녀석들이 때 아닌 탐색전을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 원래 항상 떠들썩하게 까불었지만 그건 언제나 주변에 개구장이들이 들끓었던 학교였다.

- 집에서 만나니 오히려 조용한 환경이 불안하다.

- 여러 명이 아닌 단 둘이 만나니까 이상하리만치 어색함이 증폭된다.

- 같은 국적이 아니므로 행여나 실수하게 될까바 서로 조심하는 상태다.

-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노심초사하면서 대화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누구든 한 명이 먼저 망가지면 이 어색한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너질텐데...

이럴줄 알았으면 몇 명 더 부를걸... 

둘 중 어느 누구도 먼저 망가지기를 거부하는 상황! 이 또한 급까칠한 상황이로다!!!!!!!

 

"아뉫!!! 엄마!! 무슨 소리야? 내가 먼저 망가지게 될까봐 엄청 걱정되구만!!!!" 


둘이 약속이나 한듯이 굳게 다문 저 입들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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