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로코의 전통 음식인 꾸스꾸스를 소개합니다.

오늘은 사진이 꽤 많습니다.

아래쪽으로 길게 펼쳐질 예상이오니 각오를 단단히 하시고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점점 나빠지는 제 기억력을 믿지 못해서

저 자신을 위한 자료보존이라 생각하고 사진을 올렸습니다.

무려 50 장에 가까운 많은 사진들이 오늘의 포스팅을 위해 애써주고 있습니다.

그 눈부신 활약상을 한번 보실까요?

위에 보이는 그릇은 꾸스꾸스나 타진을 위한 용기로서 모로코 사피에서 제작된 도기입니다.

얼마나 큰지 저 그릇에 음식을 가득 담으면 약 스무명 정도는 족히 배부르게 할 수 있답니다.

 오늘의 요리를 담당해 준 하피파와 그녀의 두 따님들입니다.

꾸스꾸스를 불리기 위해 물을 뿌리고 섞는 모습입니다.

얼마나 손이 빠르고 정확한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였습니다.

저렇게 빠른 속도로 꾸스꾸스와 물을 섞는데

단 한톨의 꾸스꾸스도 접시 밖으로 튀질 않더군요.

제가 모로코에 산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꾸스꾸스를 먹었는데

하피파! 그녀가 하는 꾸스꾸스만큼 맛있는 건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저 손놀림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옛 어르신들이 음식은 손 맛에 좌우된다고 했나봐요.

꾸스꾸스용 접시를 준비합니다. 모로코에서 흔히 보이는 타진그릇입니다.

지중해연안에 분포하는 미나리과의 식물로 '고수'(coriandre) 라고 합니다.

음식에 색깔을 입히는 노란색향신료입니다. 말하자면 사프란의 대용품이죠.

큐민이라는 향신료입니다.

모로코식 고추가루입니다.

이건 후추가루랍니다

이것은 꾸스꾸스를 맛있게 하는데 가장 필수적으로 필요한 재료입니다.

기름, 향신료, 닭고기등을 넣고 강불 후 중불로 뭉근히 익힙니다.

1kg의 꾸스꾸스입니다. 꾸스꾸스는 밀가루가 주 원료죠.

 

원래 꾸스꾸스에는 우유를 삭힌 '을벤'이라는 재료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오늘은 '을벤'을 더 진하게 농축한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위 왼쪽 사진)

우리나라의 청국장보다 더 강하고 꼬릿한 향기를 풍기더군요.

이 재료가 들어가지 않으면 결코 모로코식 꾸스꾸스가 될 수 없습니다.

앙꼬없는 찐빵같은, 싱겁고 허탈한 요리가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재료랍니다!!

이거, 정말 신기하더군요.

냄새는 엄청나게 꼬랑하고 역한데 요리에 들어가서는 제대로 된 진미를 발휘하거든요.

완두콩을 준비하구요.

이렇게 큰 콩도 준비해요.

토마토 역시 잘 씻어둡니다.

4개의 애호박과

늙은 호박 한 덩이, 그리고

당근과 무우를 준비합니다.

꾸스꾸스를 익히기 전에 먼저 물을 조금 부어 불립니다.

물을 살짝 뿌린뒤 잘 섞습니다. 저 빠른 손놀림!! 오~ 놀라워라

닭고기 솥위에 불린 꾸스꾸스를 올려 증기로 찝니다.

약 10분 정도 경과후, 꾸스꾸스를 내려서 체에 거릅니다.

체에 거른 꾸스꾸스를 다시 솥에 담습니다.

닭고기에 양념이 골고루 잘 배이게 뒤집어 줍니다.

다 익은 닭고기를 일단 꺼내둡니다.

닭고기를 꺼내고 난 냄비에 물을 붓고,

당근, 무등의 재료를 넣습니다.

준비해 둔 두 가지 종류의 콩을 넣습니다.

아까 그릇에 담아둔 꾸스꾸스를 찜통에 담습니다.

다시 냄비위에 올려서 증기로 익힙니다.

냄비와 찜기 사이에 증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비닐로 막아두는군요.

다 익은 꾸스꾸스를 내려서 접시에 붓습니다.

다시 물을 뿌려가며 잘 버무립니다. 놀랍습니다. 저 뜨거운 것을...

물에 불린 꾸스꾸스를 다시 찜기에 담습니다. 증기로 익히는 과정을 세번이나 되풀이해야 한답니다.

애호박과 늙은호박을 잘 씻어서 다듬습니다. 너무 잘지 않게 토막을 냅니다.

씻은 토마토를 강판에 잘 갈아서 준비합니다. 토마토 속만 갈아서 사용합니다. 껍질은 버립니다.

다 익힌 야채위에 꺼내두었던 닭을 다시 넣고 나머지 야채를 넣습니다.

냄비에 자리가 없어서 늙은호박은 다른 냄비에 익히고 있군요.

강판에 갈아 두었던 토마토를 마지막으로 넣고 잘 섞어 줍니다.

꾸스꾸스의 마지막 과정입니다. 물을 살짝 뿌려서,

그 물이 꾸스꾸스를 통과해 아래로 내려 오도록 거릅니다.

그 후 물기를 제거한 다음에 익힌 꾸스꾸스를 접시에 붓습니다.

꾸스꾸스를 접시위에 붓고난 뒤 소금을 살짝 뿌려줍니다.

소금을 잘 섞고 접시위에 균일하게 잘 폅니다.

닭고기와 야채를 꾸스꾸스 위에 보기좋게 데코합니다.

닭고기를 먼저 올린 뒤 익힌 야채를 보기 좋게 올리고

국물을 꾸스꾸스위에 전체적으로 부어 줍니다.

쨔잔~~~ 이제 초대형 꾸스꾸스가 완성되었습니다.  


한 아프리카인이 말했습니다.

"손으로 밥을 먹으면 더럽다 한다. 미개하다 말한다. 그러나 당시들은 고작 다른 사람들이 빨던 포크와 나이프로 밥을 먹는다. 나는 내 손가락으로 밥을 먹는다. 다른 사람이 먹던 도구로 밥을 먹는 것이 문명이라면 나는 나만을 위핸 내 손으로 밥을 먹는 건강한 원시에 머물 것이다."

그 날도 우리는 13명이 한 접시에 둘러앉아 손으로 와구와구 집어 먹었습니다.

흠;;; 정말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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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raywinter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는 음식이 되기까지 여러번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군요.
    저도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요..
    잘 보고 가구요..기억해놔야겠어요..

    2009/06/21 23:21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꾸스꾸스는 특히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쌀은 씻은 후 밥솥에서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되는데
      꾸스꾸스는 수증기로 세번을 익히더군요.

      모로코 = 꾸스꾸스
      꾸스꾸스 = 모로코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드셔 보세요. ^^

      2009/06/22 03:58
  2.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009/06/22 04:50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아~~
      꾸스꾸스를 무지 좋아하시는군요.
      언젠가 한번 모로코에 오세요
      오리지날 꾸스꾸스 맛을 선보일게요.
      위에 나온 오리지날 꾸스꾸스는
      가정식 꾸스꾸스예요. (ㅋㅋ 우리나라의 가정식 백반과 비슷한 개념인듯...)
      식당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저런 꾸스꾸스를 발견할 수 없답니다. ^^

      2009/06/23 21:44
  3. 파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음식이든 안그러겠습니까만...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네요....
    풍성하게 만들어 나누는 것도 마음이 따뜻해지고요...

    2009/06/22 09:01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넵...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만들다가 배가 고파서 혼났어요. ^^

      2009/06/23 21:44
  4. BlogIcon Big back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침질질,,,(*ㅠ*)

    2009/06/23 10:49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정말 맛있어요.
      게다가 꾸스꾸스의 작은 알갱이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느낌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2009/06/23 21:45
  5. 도끼빗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식도 제대로 조리하려면 무지 복잡한데, 꾸스꾸스도 장난이 아니네요.
    하지만 먹을 때는 맛있을거 같아요.
    손으로 먹는다는 게 좀 그렇기는 하지만...
    문화권이 달라서 그렇게 느끼는 거겠죠?
    기회가 되면 저도 손을 사용해서 꾸스꾸스를 맛나게 먹고 싶어요~

    2009/06/24 15:21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저야 물론 현지화가 잘 되어서 손으로 먹는다지만
      한국에서 관광오신 분들이나
      이곳에 사시지만 위생이나 청결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들 수저나 스푼 포크등을 사용합니다.

      저도 레스토랑에서는 아무리 꾸스꾸스라 하더라도 반드시 스푼을 사용하구요.

      위 사진속의 분들은 저희와 매우 친한 분들이라
      그분들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저희도 손으로 먹는거랍니다. ^^

      2009/06/26 07:41
  6. BlogIcon 꾸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꾸스꾸스는 박스에 든 3분 요리;;로 밖에 못 먹어봤는데,
    정말 힘들게 만드는 거였군요!
    근데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위에 올라간 닭고기는 우리나라 닭찜 (닭도리탕) 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한가지 궁금한 건, 손으로 먹으면 뜨겁지 않나요?

    2009/06/27 10:13
    • BlogIcon Sarah™  수정/삭제

      헉;;; 3분짜장이나 3분카레처럼
      3분꾸스꾸스도 있나요?
      님, 한국에 사시는 분이 아니신가봐요. ^^

      손으로 먹으면 뜨겁지 않냐구요?
      ㅋㅋ
      물론 무진장, 엄청, 대단히 뜨겁죠.
      저는 뜨거워서 도저히 손도 못대는 것을
      모로코 현지인들은 정말 잘 먹더군요.
      어릴 때부터 그게 생활화 되어서 익숙해졌나봐요. ^^

      2009/06/27 23:24
  7. 동키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정말 대단한 정성과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하는 음식이군요.
    친구분들 자존심 상할까봐 함게 손으로 드신다는 새라님..
    가끔 들러서 살짝 보고 가지만 갈수록 예쁘고 매력있으신 분 입니다.
    더위에 건강!건강! 하세요.

    2009/08/05 22:00
  8. 통키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남들이 빨던 포크라는 건 어불성설이죠...설겆이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먹는다는 거 자체가 나쁠꺼야 없지만, 제가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본 바로는 깨끗히 씻지도 않은 손으로 줏어 먹는 곳이 대부분....게다가 윗사진처럼 남들과 같은 접시에서 같이 먹는 건 세균을 같이 먹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문화적 전통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를 할려면 할수도 있겠지만, 포크나 수저같은 식기류를 쓰는 것보다 손으로 먹는게 더 위생적이란 건 아닐 듯...

    아마도 그 아프리카인은 자신의 문화가 공격받고 있다는 생각에 대한 일종의 반발감....에서 그런 소리를 한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엉덩이를 손으로 닦는 중동사람들도 그런 소리를 하지않습니까...휴지로 닦는 것보다 손으로 닦는 게 더 깨끗하다고 우기는데...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소용이 없더군요.

    그런데 왜 먹는이야기로 시작해서 나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는지 ^^

    2009/12/3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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